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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산다면 죽을 때 후회하게 될 백가지 일(스물 일곱 가지)

이대로 산다면 죽을 때 후회하게 될 백가지 일(스물 일곱 가지) 1. 나를 기록하지 않은 것 2. 책을 읽지 않아서 사람들의 인생을 간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것 3. 자연과 더 함께 있지 못한 것 4. 더 많이 울고 웃지 못한 것 5. 사회적 통념에 따라 자신과 남을 판단한 것 6. 책을 출판하지 않은 것 7. 논문을 쓰지 못한 것 8. 술에 취해 시간을 잃어버린 것 9. 나와 만난 사람들의 삶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것 10. 엄마, 아빠의 인생을 사랑하지 못한 것 11. 아름다운 문장을 수집하는 일을 더디한 것 12. 서핑을 배우지 않은 것 13. 붓다의 역사적 순간을 순례하지 않은 것 14. 영군이에게 단순한 사랑을 배우지 못한 것 15. 명상을 통해 이 순간에 더 오래 머물지 못한 것 16..

메모200621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나는 물 속에서는 흘리는 눈물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수 있는 나는 물 속에서 눈을 뜨고 맑은 물 속을 구경한다 물 속에서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를 안아본다 물 속에서 아이는 자유롭지 않다 물 속에서 떠돌다 만난 아이 아이의 눈을 꺼내서 물고기에게 보여주고 물고기는 눈을 핥고 나는 아이에게 눈을 돌려주었고 아이는 어디론가 떠나갔다 나는 다시 물 속을 구경한다

메모200615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쓰시마 유코의 묵시를 필사하기 시작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라고 말하려다. 그녀는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졌다. 그녀가 살아온 인생에 관한 단편적인 문장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러면서 읽어 내려간 묵시는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서 마음이 아린다. P29 하지만 말로써 그런 내 마음을 확인해서는 안 된다. 침묵이 필요하다. 침묵을 지키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 없이 언제든지 거래를 재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야마오토코와 마을 남자 사이의 그런 거래를 묵시라 부른다고 한다.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묵시가 조금도 신기한 일이 아니란 것을 나도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중략... 숲에 많은 것을 버렸지만 버린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

카테고리 없음 2020.06.15

이원, <하루>

하 루 이 원 물 밖으로 던져진 물고기처럼 말라가자 소금과 모래를 동시에 이해하자 햇빛에 타들어가자 내장을 움켜쥐자 빨리 그림자를 잃어버리자 혼자만 아는 비린내가 되자 태연한 척하자 반쪽짜리 인생을 선택하자 (새로고침) 허공을 열자 안을 칠하자 벽을 세우자 딱 맞는 작은 문을 만들자 문을 닫자 벽과 문은 서로 미쳐가자 노란색으로 뭉개자 지문으로 뒤덮자 (새로고침) 주렁주렁 익어가는 포도가 되자 검붉어지는 시늉을 알아채지 못하는 포도가 되자 (새로고침) 제초기를 돌리자 내일이 오지 못하게 언덕의 풀들을 다 깎자 땅속에 있는 것들이 무슨 힘이 있겠니 울자 울지말자 (새로고침) 양말을 갈아 신자 허공을 끄자 공기를 끄자 헛것이 되자 밤이 오면 박쥐처럼 보이게 하자 긴 구간을 걷자 (새로고침) 혹시 아침이면 이..

메모200519

감정에 관해 생각을 하다가 에티카가 떠올랐다. 스피노자가 말한 인간의 48가지 감정. 이것이 어쩌면 하나의 사건을 두고 부정적인 사건들의 집합체를 끌어올리는 나의 감정을 이해하게 될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야밤에 밖에서 책을 구할 수 없고, 집에 있는 책을 살펴보다가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발견하고 춤을 췄다. 감정수업은 인간이 가지는 48가지 감정 비루함, 자긍심, 경탄, 경쟁심, 야심, 사랑, 대담함, 탐욕, 반감, 박애, 연민, 회한, 당황, 경멸, 잔혹함, 욕망, 동경, 멸시, 절망, 음주욕, 과대평가, 호의, 환희, 영광, 감사, 겸손, 분노, 질투, 적의, 조롱, 욕정, 탐식, 두려움, 동정, 공손, 미움, 후회, 끌림, 치욕, 겁, 확신, 희망, 오만, 소심함, 쾌감, 슬픔, 수치심, 복수심 ..

메모200517

메모 이전과는 다른 걸음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자기의 인생을 수용할 수 있으려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는 것은 고통으로부터 스스로를 자유롭게 한다. 상처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거나, 남을 용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삶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일을 다 용서하는 것과 다르다. 상처를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수 있지만, 강요된 용서는 당신을(나를) 더 고통스럽게 할 뿐이다. 자기에게 일어나버린 일을 이해할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통찰이 생겨난다. 아는 것만이 당신을(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김도인(2016), 『숨쉬듯 가볍게』, whalebooks, p96. 나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경험의 인식들, 즉 생각,..

네 말은 틀리기도 맞기도 해

왜 태어난 걸까 엄마 아빠가 사랑했으니까 맞네 근데 왜 그대로 자궁 안에서 살아야만 했던 것 같지 선반 위에 있어야 하는데 깜깜한 서랍 속에 놓여 있는 화장품처럼 세면대에 있어야 하는데 광 안에 갇혀있는 칫솔처럼 제 자리를 찾지 못한 화장품과 칫솔은 잊혀졌다가 발견이 되면 버려질거야 그나마 화장품의 경우에는 필요한 누군가가 있어서 줍혀지거나 또 필요에 의해서 버려지거나 하겠지 칫솔은 말했어. 화장품 너는 그래도 좀 상황이 나은 거라고 난 이제 나이도 많고 쓸모도 없어져서 차곡차곡 쌓인 플라스틱 틈에서 썩기를 기다리게 될거야 근데 썩고 싶은데도 썩지를 않아 참담하다 티브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장면을 봤어 태어나려고 했는데 태어나지 못한 아이가 떠올랐어 사랑하지 않아도 태어날 수 있는 아이도 있어 사랑에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