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

끝맺음

내 문장에는 가끔 주어가 없다. 그리고 자주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말을 한다. 정말 한 문장을 작성하는 시간 동안 주어를 잊어버리는 걸까. 내 마음은 한 문장을 작성하는 동안에도 앞의 문장을 생각한다거나 앞으로 쓸 문장을 생각한다거나 한다. 그래서 주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정확히,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또 내가 가진 서술어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이 불안할수록, 아는 것이 없을수록 단정 짓고 싶어 하며 빠르게 진리가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서술어에 드러나서 이것이 옳고, 이것이 맞는다는 단정적인 서술어가 등장했다. 주어가 없는 문장들은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 마음에서 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았다. 잘 모른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하는 마음일 것이다. ..

이만교(2020), 생각을 문장으로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실전편

23쪽 - 첫째, 인간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만 좇는 이기적인 존재가 절대 아니다. 자신에게 도움 되지 않는 행동을 할 때도 많다. 즉,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을 때가 많다. 둘째, 인간은 해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반드시 그럴만한 자연스러운 구체적 점화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셋째, 인간은 자기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정밀한 반응체로, 자신의 행동은 자기 안팎의 다양한 점화 자극의 영향에 따른 매우 정밀하고 섬세하고 정확하고 자연스럽고 당연한 반응이다. 넷째, 인간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지, 그 행동을 취하기 0.3-0.7초쯤 전까지는 결코 알지 못한다. 다섯째, 한 인간을 더 멋진 인간으로 이끄는 자기 안의 순수한 자유의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