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이었고, 여기저기 바위를 타고 나무숲을 뛰어다니고 사냥을 하고
동료들을 부르고, 북을 치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바람을 만끽하고
살아있음을 느꼈다. 나는 존재하고 있었다. 육신을 통해 존재하고 있었다.
무수하게 많은 다른 이들의 욕망을 따라 살아오면서 상처를 받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멋져 보이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좋아 보이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좋아보이고,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이 좋아보이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부럽고,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좋아 보이고,
엄마를 가진 사람이 좋아 보이고,
남편이 있는 사람이 부럽고,
자식이 있는 사람이 부럽고,
예쁜 외모를 가진 사람이 부럽고,
예쁜 몸을 가진 사람이 부럽고,
화목한 원가족을 가진 사람이 부럽고,
혼자가 아닌 사람들이 부럽고,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고,
그러다 세상 모든 이들이 부럽고,
나는 없고,
하지만 모두 진실된 나의 욕망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나의 무수한 욕망들 중
아빠의 욕망을 가장 크게 내 안에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닐까 싶다.
흰 족두리를 쓴 여인들이 상여 옆에 있었고, 향로에 향이 퍼져나가듯 상여가 나가고 있었다.
죽은 이가 누군지 모르지만 슬프기보다는 해방감을 느꼈다.
그것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했던 헛된 욕망의 죽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를 짓누르고 힘들게 했던 거짓된 욕망,
나와는 관계없는 욕망,
나를 옥죄던 욕망,
나를 절망하게 만들었던 욕망,
나를 죽고 싶게 만들었던 욕망들.
이제 안녕-
문자를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욕망을 따라서
자연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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