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살고 싶은 문장들/시

류근, <獨酌>

lay_lee 2021. 10. 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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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酌

 

류 근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진실로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눈 감고 독하게 버림받는 것이다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주는 것이다

 

그럼므로 사람아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