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싶은 일상

나는 수치심인가?

lay_lee 2020. 8. 18. 20:12

 올해 한 단락이 끝났다. 영군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같은 날이 아니었음에도 매일이 같은 날처럼 느껴졌다. 어제를 기점으로 한 단락이 끝났다고 얘기한 것은 두 달간의 마지막 스터디가 끝이났기 때문이다. 마지막 스터디에서 내 평가는. 아니 내 글의 수준은 교수를 화나게 만들었다. 24개의 귀들이 그 말을 듣고 있었고, 24개의 눈알들이 렌즈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의 대비해 내 글의 오류를 이야기하는 교수의 말과 상황에 관해 미리 떠올렸음에도 그 순간에는 소용이 없었다. 수치심 같은 단어가 떠올랐다가 사라졌고, 그 단어가 사라지자, 자신이 사라져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수치심과 같은 단어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 비난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는 아니어야 한다. 참여한 모든 사람에 비해 스터디를 가장 많은 횟수에 참가한 사람이었고, 수료학기로 가장 오래 지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마음에 자리잡고 있던 자만심이 아닐까 싶다. 완고한 자만심은 불안감으로 불안감은 다시 수치심으로. 이동 되었고 그 수치심 덩어리가 나의 덩어리이다. 나는 수치심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가자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내가 어떻게 수치심이 될 수 있나. 그런 생각의 이동이 잘 보이지 않아 컴퓨터에 앉지도 못하고 누워서 며칠을 앓았다. 이렇게 분리를 시켜놓고보니 앉아서 문장을 다시 만들어 볼 용기가 또 생긴다.

'평범하고 싶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로움을 느끼는 주체자  (0) 2020.09.01
며칠동안  (22) 2020.08.26
이대로 산다면 죽을 때 후회하게 될 백가지 일(스물 일곱 가지)  (0) 2020.06.22
메모200621  (0) 2020.06.21
겉과 속  (0) 202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