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살고 싶은 문장들/기타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lay_lee 2021. 4. 22. 15:41

그녀가 과제로 내준 에세이들이 좋았고, 혼자 읽을 때는 별 뜻 없이 지나갔던 문장들을 그녀가 그녀만의 관점으로 해석할 때, 머릿속에서 불이 켜지는 느낌도 좋았다. 나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발견할 때 행복했고, 나는 그 행복이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찾던 종류의 감정이라는 걸 가만히 그곳에 앉아 깨닫곤 했다. 가끔은 뜻도 없이 눈물이 나기도 했다. 너무 오래 헤매었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