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숨(그로프 숨치료)

그로프의 숨치료(Holotropic Breathwork): 홀로트로픽의 의미

lay_lee 2025. 3. 26. 22:23

홀로트래픽 숨치료는 체코 출신의 정신과 의사(60년 이상의 비일상적 의식 상태 연구)로 자아초월심리학의 창시자이며, 이 분야의 최고 이론가 중에 한 명인 스타니슬라프 그로프(Stanislav Grof, 1931~)와 그의 아내 크리스티나 그로프가 1970년 대에 개발한 비약물적 의식 확장 기법이다. 

 

그로프 박사는 LSD의 치료적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으나, 1970년대 LSD가 법적으로 규제되면서 약물 없이도 유사한 의식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을 모색했다. 그 결과 개발된 것이 홀로트로픽 숨치료이다.  비일상적 의식 상태에 대한 연구 끝에 '홀로트로픽(holotropic)'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냈다. 그로프는 저서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이 범주의 비일상적 의식 상태의 독특한 성격을 인식했을 때, 현대 정신의학이 이러한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중요한 경험에 대한 특정 범주와 용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우리는 이러한 상태들이 변형된 의식 상태와 구별되어야 하며 심각한 정신질환의 징후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느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홀로트로픽'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왜 '변형된 의식 상태'가 아닌 '홀로트로픽'인가?

 

그로프는 기존의 '변형된 의식 상태(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부정적 함의: 이 용어는 '올바른 방식'의 자신과 세계 경험의 왜곡이나 손상에 편향된 강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음
  • 언어적 문제: 그로프는 재미있게도 영어에서 'alter'라는 단어가 동물의 '거세'를 의미하는 수의학적 용어로도 사용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적절하지 않음
  • 병리학적 맥락: '변형된 의식 상태'는 흔히 병리학적인 상태(섬망, 정신병 등)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그로프가 연구하던 치유적이고 변형적인 경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혼용할 수 없음

또한,  '비일상적 의식 상태(non-ordinary states of consciousness)'라는 용어조차도 그로프는 너무 광범위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이는 병리학적 상태부터 신비적 경험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로프는 1992년에 공식적으로 '홀로트로픽'이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홀로트로픽(holotropic)' 그리스어의 'holos'(전체)와 'trepein'(향하다)의 합성어로, 전체성을 향해 가는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용어는 식물이 항상 태양을 향해 돌아가는 성질을 의미하는 '헬리오트로픽(heliotropic)'이라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생물학적 용어와 연관되어 있다. 식물이 생명의 원천인 태양을 향해 움직이듯, 인간의 의식도 자신의 전체성을 향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은유를 담고 있다.

 

홀로트로픽의 철학적 함의

 

그로프가 이 용어를 선택한 더 깊은 이유는 철학적 의미와 관련이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홀로트로픽'이라는 이름은 평균적인 서양인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을 제안한다—즉, 우리의 일상적인 의식 상태에서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누구인지의 작은 부분만 인식하고 우리 존재의 전체 범위를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홀로트로픽 상태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제공한다:

  • 우리는 영국 철학자 앨런 와츠(Alan Watts)가 표현한 '피부로 캡슐화된 자아'가 아니다.
  • 우리는 궁극적으로 우주적 창조적 원리 자체와 연결되어 있다.
  • 프랑스 고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에 따르면: '우리는 영적 경험을 하는 인간 존재가 아니라, 인간 경험을 하는 영적 존재'이다.

TH Pai International Meditation Center @사진. 생각을명상하다

 

홀로트로픽 개념과 고대 지혜의 연결성

 

그로프는 자신의 '홀로트로픽' 개념이 실제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는 세계의 위대한 영적 전통에서 발견되는 고대 지혜와 일치한다.

이 놀라운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고대 인도의 우파니샤드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따뜨 뜨밤 아시(Tat tvam asi)'이다. 이 간결한 산스크리트 문장은 '당신은 그것이다' 또는 '당신은 신성이다'를 의미한다. 이는 우리의 본질이 나마루파(namarupa), 즉 이름과 형태(몸과 자아)에 있지 않음을 가르친다. 우리의 가장 깊은 정체성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신성한 불꽃(아트만)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 아트만은 궁극적으로 우주의 최고 원리(브라흐만)와 하나라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힌두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개인과 신성의 근본적 동일성에 관한 계시는 모든 위대한 영적 전통의 신비적 핵심에 있는 궁극적 진리이다. 이 원리는 전통에 따라서 도(Tao), 부처 (Buddha), 우주적 그리스도(Cosmic Christ), 알라(Allah), 위대한 영(Great Spirit), 실라(Sila)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홀로트로픽 경험이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정체성과 우주안에서의 본질적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Grof 1998)."
 

'홀로트로픽'이라는 용어의 탄생은 단순한 언어적 창조가 아니다. 이는 인간 의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나타내며, 비일상적 의식 상태를 병리학적인 것이 아닌 치유적인 것, 변형적인 것으로 재개념화했다.

그로프의 이 개념은 현대 서양 과학과 고대 동양 지혜의 맞닿은 지점에 있으며, 인간 의식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홀로트로픽 의식 상태를 경험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더 깊은 본질과 연결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진정한 본성—전체성을 향해 움직이는 존재—를 깨달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참고문헌: Stanislav Grof, Christina Grof, Holotropic Breathwork: A New Approach to Self-Exploration and Therapy Transpersonal Humanist Psychol, 2edition, 2023

김명권 , 신인수 , 이난복 , 황성옥 번역, 홀로트로픽 숨치료, 학지사, 2021